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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gedaisy

첫 유료 결제 9.99달러

크롬 확장프로그램 무료로 운영하고 있었다. 3개월 정도. 유저는 500명쯤 모였는데 문제가 생겼다.

AI API 쓰는 기능 때문에 서버비가 매달 18달러씩 나갔다. OpenAI API가 생각보다 비싸다. 유저당 하루 평균 3번 정도 쓰는데, 토큰 계산하면 그 정도 나온다.

지금은 괜찮은데 유저 늘수록 비용도 늘어날 판이었다. 1000명 되면 36달러, 2000명 되면 70달러. 수익 없이 이걸 감당할 수가 없었다.

유료화를 고민했다.

무서웠다 #

솔직히 무서웠다. 무료로 쓰던 사람들이 뭐라고 하면 어쩌나.

"돈 받으면 유저 다 떠나는 거 아니야?" "욕먹으면 어떡하지?" "아직 기능도 부족한데..."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래서 한 달 넘게 미뤘다. 미루는 동안에도 서버비는 나갔다.

어느 날 청구서 보면서 결심했다. 유료화 안 하면 접어야 한다. 둘 중 하나다.

가격 정하기 #

비슷한 서비스들 가격 찾아봤다.

월 구독이 많았다. $5에서 $15 사이.

근데 나는 구독 말고 일회성으로 가기로 했다. 이유:

  1. 관리가 편하다: 구독이면 결제 실패 처리, 해지 관리, 갱신 알림 이런 거 다 해야 한다. 일회성은 결제 한 번 하면 끝.

  2. 유저 입장에서 편하다: "10달러 한 번에 끝"이 "매달 5달러씩"보다 심리적으로 낫다. 까먹고 결제되는 것도 없고.

  3. 업데이트 압박이 없다: 구독이면 매달 가치를 줘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일회성이면 그냥 좋은 거 만들면 된다.

가격은 $9.99로 정했다. 경쟁 서비스 중간 가격대. 너무 싸면 가치 없어 보이고, 너무 비싸면 안 사니까.

결제 시스템 붙이기 #

Stripe 쓸까 하다가 Lemon Squeezy로 했다.

Stripe은 결제만 처리한다. 세금 신고, 청구서 발행 이런 건 내가 해야 한다. 글로벌 서비스면 VAT 처리가 복잡하다.

Lemon Squeezy는 Merchant of Record(MoR) 서비스다. 쉽게 말하면 얘네가 판매자가 되고 나한테 수익을 정산해준다. 세금 처리를 알아서 해줘서 편하다. 수수료가 좀 높긴 한데 (5% + $0.50) 그래도 세금 신경 안 써도 되는 게 좋았다.

연동은 문서 보고 반나절 만에 됐다.

// 결제 링크 생성 (Lemon Squeezy)
const checkoutUrl = `https://[store].lemonsqueezy.com/checkout/buy/[product_id]?checkout[email]=${userEmail}`;

// 결제 완료 시 웹훅으로 받음
app.post('/webhook/lemonsqueezy', (req, res) => {
  const event = req.body;
  if (event.meta.event_name === 'order_created') {
    // 라이선스 활성화
    activateLicense(event.data.attributes.user_email);
  }
  res.sendStatus(200);
});

라이선스 확인은 간단하게 했다. 결제하면 이메일 기준으로 플래그 세우고, 확장프로그램에서 로그인할 때 확인.

유료화 발표 #

기존 유저들한테 알렸다. 확장프로그램 팝업에 공지 띄우고, 트위터에도 올렸다.

"그동안 무료였는데, AI 기능 서버비 감당이 안 돼서 유료화합니다. 기존 무료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고, AI 기능만 유료로 전환합니다."

솔직하게 썼다. 변명 같지만 사실이니까.

반응은... 의외로 괜찮았다. 욕먹을 줄 알았는데 "응원합니다" "당연히 내야죠" 이런 반응이 더 많았다. 몇 명이 "아쉽다"고 했는데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었다.

첫 결제 #

유료화하고 3일째 되던 날.

"New order: $9.99"

Lemon Squeezy 알림. 처음엔 테스트인가 했다. 확인해보니까 모르는 사람이었다.

소리 질렀다. 진짜로. 밤 11시에.

모르는 사람이 내가 만든 거에 돈을 냈다.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수수료 빼면 8달러 남는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가치가 있다"는 증명이 된 거다. 누군가는 돈 낼 만큼 필요로 한다.

스크린샷 찍어서 저장해뒀다. 첫 결제 기념.

첫 달 수익 #

첫 달 결과:

여덟 명이 결제했다. 서버비 18달러 빼면 55달러 정도 남는다. 라면값이다. 그래도 적자는 면했다.

유료 전환율은 1.5% 정도였다. 500명 중 8명. 생각보다 낮은데, 무료 기능이 꽤 쓸 만해서 그런 것 같다.

4개월 지난 지금 #

월 100달러 정도 들어온다.

본업 때려칠 수준은 아니다. 당연히. 그래도 서버비 내고 남으니까 지속 가능하다.

언제 500달러 될지 모르겠다. 유저가 5000명 정도 되면 가능하려나. 일단 계속 만들면서 본다.

유료화하면서 배운 것 #

무료로 시작하는 건 괜찮다: 처음부터 유료면 유저 모으기 어렵다. 무료로 시작해서 가치 증명하고, 그 다음에 유료화.

기존 기능은 건드리지 않는다: 무료로 쓰던 기능 갑자기 유료로 바꾸면 반발 심하다. 새 기능을 유료로 추가하는 게 낫다.

솔직하게 말한다: "서버비 감당 안 돼서"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면 이해해준다. 변명 늘어놓으면 더 반감.

첫 결제가 제일 어렵다: 0에서 1로 가는 게 제일 힘들다. 한 명이 내면 그 다음부터는 "아 되는구나" 싶어진다.

$9.99가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처음 받았을 때 그 기분은 아직도 기억난다.